호르몬성 유방암 4년차가 작성하는 유방암 원인과 위험인자 글은 <국립암지식정보센터> 글을 참고했어요. 그리고 앞으로 작성하는 글은 실제 투병후기에 해당하는 직접 겪은 일들을 참고해서 작성하도록 할게요.
나는 왜 유방암에 걸렸을까? 호르몬성 유방암 4년차가 다시 본 위험인자 7가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이것이었어요.
나는 왜 유방암에 걸렸을까.
가족력도 뚜렷하지 않았고, 큰 병 없이 지내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유방암 환자가 되어 있었어요.
처음에는 자꾸 제 생활을 되짚어봤어요.
내가 뭘 잘못 먹었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나.
운동을 하지 않아서 그런가.
검진을 더 빨리 받았어야 했나.
원인을 알아야 다시는 같은 일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저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을 진단받고 선항암치료와 부분절제수술, 방사선치료를 받았어요. 지금은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호르몬치료를 이어가며 페마라를 복용하고 있어요.
치료할 때는 원인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항암을 버티고, 수술 날짜를 기다리고, 방사선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벅찼거든요.
그런데 치료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니 다시 궁금해졌어요.
유방암은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
나는 어떤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을까.
앞으로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그래서 국가암정보센터와 여러 공식 자료를 다시 읽어봤어요.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의외로 단순했어요.
유방암 위험인자는 분명히 있지만, 한 사람의 유방암이 특정한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생겼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유방암 원인, 아무리 찾아도 하나로 설명되지 않았어요
유방암은 오랫동안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암이에요.
하지만 각각의 환자에게서 암이 생긴 원인을 하나로 특정하기는 어려워요. 나이, 유전적 요인, 가족력, 호르몬 노출, 음주, 체중, 과거 방사선 노출과 같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하는 말이 있어요.
위험인자는 원인과 같은 말이 아니에요.
위험인자가 있다는 것은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이지, 그 요인이 반드시 암을 만든다는 뜻은 아니에요. 반대로 알려진 위험인자가 거의 없어도 유방암은 생길 수 있어요.
세계보건기구는 유방암 환자 상당수가 여성이라는 점과 나이 외에는 뚜렷하게 바꿀 수 있는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해요. 결국 대부분의 환자는 이것 때문에 유방암에 걸렸다고 한 가지 이유를 찾아내기 어렵다는 뜻이에요.
이 내용을 읽고 저는 조금 허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위로받았어요.
내가 무엇을 하나 잘못해서 암에 걸린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1. 가족력이 없었는데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었어요
유방암 위험인자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가족력이에요.
어머니나 자매, 딸처럼 가까운 혈연관계에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가족 중 비교적 젊은 나이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사람이 여러 명 있다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요.
일부 유방암은 BRCA1, BRCA2와 같은 유전자의 병적 변이와 관련되기도 해요.
하지만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모두 유방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가족력이 없다고 해서 유방암에 걸리지 않는 것도 아니에요. 가족력과 유전성 유방암은 같은 뜻도 아니고요.
저도 진단 뒤 가장 먼저 가족을 생각했어요.
내가 겪은 일이 딸에게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일까.
자매도 검사를 더 자주 받아야 하는 걸까.
이런 걱정이 들 수밖에 없었어요.
가족력이 강하거나 젊은 나이에 진단받았거나 양측성 유방암 등 유전성 암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의료진과 유전상담 및 검사 필요성을 상의하는 것이 좋아요.
다만 가족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정기검진을 미루지는 않았으면 해요. 나이와 가족력은 바꿀 수 없는 위험요인이지만, 검진을 받는 행동은 지금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2. 호르몬성 유방암이 되고 여성호르몬이 다르게 보였어요
저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었어요.
그래서 치료를 시작한 뒤 에스트로겐, 여성호르몬, 호르몬 수용체, 아로마타아제 억제제 같은 말을 정말 자주 들었어요.
예전에는 여성호르몬을 생리나 갱년기와 관련된 말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호르몬성 유방암 환자가 되고 나니 전혀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어요.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몸에 필요한 호르몬이지만, 일부 유방암 세포의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어 평생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었던 경우, 폐경 후 특정 호르몬요법을 사용한 경우 등이 유방암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다만 위험은 사용하는 호르몬의 종류와 기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무조건 위험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돼요.
저는 지금 페마라를 복용하고 있어요.
페마라는 아로마타아제 억제제로, 폐경 후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에스트로겐의 양을 줄이는 치료제예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사용돼요.
하지만 약을 먹는 시간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어요.
관절이 뻣뻣하고 아픈 날도 있고, 안면홍조와 피로가 찾아오기도 해요. 골밀도도 계속 확인해야 하고요.
겉으로는 항암과 수술이 끝났지만 몸은 여전히 치료 중이라는 사실을 매일 약을 먹으며 느끼고 있어요.
3. 출산과 수유를 위험인자로 읽으며 마음이 복잡했어요
출산과 수유 경험도 유방암 위험을 설명할 때 자주 언급돼요.
출산 경험이 없거나 첫 출산 연령이 늦은 경우, 수유 기간이 짧거나 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 등이 유방암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반면 출산과 수유가 일부 유형의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내용을 읽을 때는 조심해야 해요.
출산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는 뜻도 아니고, 수유를 하지 않아서 유방암에 걸렸다는 의미도 아니에요.
임신과 출산, 수유는 개인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단순한 생활습관이 아니잖아요.
저도 관련 내용을 읽으며 제 과거를 자꾸 되짚어봤어요.
하지만 이미 지나간 생애주기를 놓고 잘못을 찾는 것은 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위험인자는 앞으로 검진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할 정보이지, 과거의 나를 탓하기 위한 자료가 아니었어요.
4. 나이는 피할 수 없지만 검진은 선택할 수 있었어요
유방암 위험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져요.
하지만 젊다고 해서 유방암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고,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생기는 것도 아니에요.
나이는 바꿀 수 없는 위험요인이에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 내용을 읽고 조금 답답했어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이 위험인자라면 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싶었거든요.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정기검진을 미루지 않는 것이었어요.
나는 괜찮겠지.
아픈 곳도 없는데 괜찮겠지.
만져지는 것도 없으니 다음에 검사해도 되겠지.
저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유방암은 눈에 띄는 증상 없이 발견되기도 해요. 특히 치밀유방은 유방촬영만으로 병변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어 추가검사가 권고되기도 해요.
검진 결과지에 추가검사 권고가 있다면 그냥 접어두지 말고, 내게 유방초음파가 필요한지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5. 술은 제가 줄일 수 있는 위험요인이었어요
유방암 위험인자 중 비교적 분명하게 줄일 수 있는 것이 음주예요.
술을 마시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마시는 양이 늘수록 위험도 커지는 경향이 있어요. 세계보건기구는 술을 유방암을 포함한 여러 암과 인과관계가 확인된 발암요인으로 설명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특별한 날 마시는 한 잔 정도는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유방암 치료를 겪은 뒤 술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졌어요.
이미 지나간 음주를 후회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지금부터 줄일 수 있는 위험요인이 있다면 굳이 가까이 두지 않는 편을 선택하게 됐어요.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유방암 재발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제가 바꿀 수 있는 생활습관 중 하나라면 가능한 한 멀리하려고 해요.
6. 폐경 후 체중 관리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체중과 유방암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아요.
특히 폐경 후 과체중이나 비만은 유방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어요. 폐경 후에는 난소의 에스트로겐 생성이 줄고 지방조직이 에스트로겐 생성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과의 연관성이 더 강하게 관찰되기도 해요. 반면 폐경 전 체중과 유방암 위험의 관계는 암의 유형과 여러 조건에 따라 복잡하게 나타나므로 살이 찌면 무조건 유방암에 걸린다고 단순화해서는 안 돼요.
호르몬성 유방암 환자인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신경 쓰여요.
페마라를 복용하면서 관절이 아프고 몸이 뻣뻣해지니 움직이는 것이 예전보다 어려워졌어요. 항암치료를 지나오며 근육도 줄었고, 피곤한 날에는 걷는 것조차 귀찮게 느껴져요.
그런데 건강관리는 오히려 치료 전보다 더 중요해졌어요.
몸은 예전 같지 않은데 더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무리한 다이어트보다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려고 해요.
조금씩 걷기.
가능한 범위에서 근력운동하기.
단백질과 채소 챙기기.
체중이 갑자기 늘지 않게 살펴보기.
관절이 아픈 날에는 운동 강도를 조절하기.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날이 있어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7. 방사선 노출과 과거 병력도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젊은 시기에 가슴 부위에 고용량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험은 이후 유방암 위험과 관련될 수 있어요.
또 한쪽 유방에 암을 진단받았던 사람은 반대쪽 유방과 치료한 부위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해요. 특정 유방 병변이나 유전적 변이, 개인 병력에 따라 일반인과 다른 검진 계획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여기에서 말하는 방사선 노출은 일반적인 유방촬영을 몇 차례 받았다는 의미와 같지 않아요.
과거 다른 질환의 치료를 위해 흉부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우처럼 개인 병력을 의료진에게 알리고 검진 계획을 상의해야 하는 상황을 말해요.
불안하다고 검사를 피하는 것보다 내 병력에 맞는 검사 주기와 방법을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유방암 고위험군, 해당되지 않아도 안심할 수는 없었어요
다음과 같은 요인이 있다면 일반적인 경우보다 위험도를 더 자세히 평가해볼 필요가 있어요.
- 가까운 가족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 환자가 여러 명 있는 경우
- 비교적 젊은 나이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가족이 있는 경우
- 유방암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경우
- 과거 한쪽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
- 특정 고위험 유방 병변을 진단받은 경우
- 젊은 시기에 흉부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우
- 개인의 생식·호르몬 요인과 다른 위험인자가 함께 있는 경우
하지만 이 목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검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세계보건기구가 설명하듯 많은 유방암 환자는 나이와 여성이라는 점 외에 뚜렷하게 바꿀 수 있는 위험인자가 없어요.
암은 제가 예상한 조건표에 맞춰서만 찾아오는 병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위험인자를 확인하는 것과 함께 정기검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유방암 원인을 찾다가 나를 범인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해요
유방암 진단 뒤에는 자꾸 과거의 나를 심문하게 돼요.
왜 그때 병원에 가지 않았을까.
왜 운동을 더 하지 않았을까.
왜 체중을 관리하지 않았을까.
왜 스트레스를 참고 살았을까.
저도 수없이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어요.
원인을 이해하려는 것과 나를 탓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어요.
가족력, 나이, 호르몬 노출, 음주, 폐경 후 체중과 같은 유방암 위험인자는 분명히 존재해요.
그렇지만 위험인자가 있다고 반드시 유방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뚜렷한 위험인자가 없어도 유방암은 생길 수 있어요.
그러니 유방암은 내가 뭔가를 잘못해서 받은 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이미 치료를 견딘 몸에게 또다시 잘못을 묻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호르몬성 유방암 4년차, 이제는 원인보다 오늘을 봐요
호르몬치료를 시작했을 때 5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매일 약을 먹고, 정해진 날짜에 주사를 맞고, 검사를 받을 때마다 다시 유방암 환자라는 사실을 떠올렸어요.
몸 어딘가가 아프면 혹시 재발은 아닐까 걱정했고, 검사일이 가까워지면 마음이 복잡해졌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루씩 지나 벌써 여기까지 왔어요.
요즘은 유방암의 원인을 끝까지 찾아내는 것보다 지금 내 몸을 어떻게 돌볼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검진을 미루지 않기.
술은 가능한 한 멀리하기.
체중이 갑자기 늘지 않도록 살펴보기.
관절 상태에 맞춰 조금이라도 걷기.
호르몬제와 건강기능식품은 의료진에게 확인하기.
새로운 증상이 오래가면 검색만 하지 말고 병원에 이야기하기.
완벽하게 건강한 생활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저 지금의 몸에게 덜 미안한 선택을 조금씩 해보려는 거예요.
유방암은 원인을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병이에요.
하지만 치료를 지나온 사람으로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있어요.
내 위험요인을 아는 것.
정기검진을 놓치지 않는 것.
줄일 수 있는 위험요인은 조금씩 줄여보는 것.
그리고 유방암에 걸린 나를 탓하지 않는 것.
그것이 치료 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관리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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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개인적인 치료 경험과 공식 암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개인의 위험도와 검진 주기, 약물 사용 여부는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