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 당시 제가 느낀 증상은 통증이 아닌 딱딱하고 움직이지 않는 멍울이었습니다. 림프절 전이가 있었지만 다른 증상은 거의 없었던 실제 경험과 유방암 초기증상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유방암 초기증상, 나는 통증 없이 딱딱한 멍울만 만져졌다


유방암 초기증상, 나는 통증 없이 딱딱한 멍울만 만져졌다

유방암에 걸리면 뭔가 특별한 증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많이 아프다거나, 몸이 확연히 달라진다거나, 적어도 ‘이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만한 신호가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있었던 유방암 증상은 어느 날 손에 만져진 딱딱한 멍울, 거의 그것뿐이었어요.

통증도 없었고 유두나 피부 변화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림프절 전이까지 있었지만 제가 일상생활에서 알아차릴 만한 특별한 증상은 없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방암 증상과 함께 제가 실제로 진단받기 전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유방암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요

국가암정보에 따르면 유방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고,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증상은 통증 없이 만져지는 유방의 멍울이에요. 유방 통증 자체는 초기 유방암의 일반적인 증상으로 보지 않고요.


그래서 저처럼 평소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날 우연히 멍울을 만져 발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점. 

저는 진짜 의외의 상황에서 만져진 것인데요. 

가만히 자려고 누웠다가 왼쪽 가슴에 딱딱한 것이 있네? 하고 이게 뭐지? 했던 상황이었어요. 

늘 샤워하거나 할 때도 손으로 체크해볼 때 있었는데 그간 그걸 왜 몰랐었는지...

그렇다고 의사쌤이 말씀하시기를 이게 한번에 이렇게 갑자기 커진 것은 아니라고 했었거든요. 

그럼 대체 왜 이렇게 커질 때까지 몰랐던 거지? 
사실 이건 아직도 의문인 경우입니다. 

발견하려고 보니 그날 그렇게 만져진 것일 수도 있고요. .... 

차라리 좀 더 일찍 발견되었던 거라면 참 좋았을 텐데요. 



1. 유방에 만져지는 멍울

유방암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증상이 유방의 종괴, 즉 멍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유방에 무언가 만져진다고 해서 모두 암인 것은 아닙니다. 정상 유방 조직이나 섬유낭성 변화 등 여러 원인으로도 멍울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진찰과 필요한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해요.



제가 겪었던 증상도 바로 이것이었어요.

어느 날 가슴을 만지다가 무언가 딱딱한 것이 잡혔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꽤 단단했고 손으로 밀었을 때 이리저리 잘 움직이는 느낌도 아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유방에는 약 1cm와 2cm 크기의 뭔가가 두 개가 있었고, 합쳐 약 3cm 정도였습니다.

(이건 병원에서 초음파를 하면서 발견한 것이 그런 것이지 제가 만져진 것은 그냥 큰 거 하나 정도였어요. 거기에 림프전이까지 있었던 건 진짜 몰랐었고요.)


당시에는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들으면 그 전부터 상당히 아팠을 것 같잖아요. 

저는 아프지 않았습니다. 진짜 단 하나의 통증도 없었어요. 가슴 모양이 이상한가? 그런 거 전혀 없었어요. 



2. 유방 통증

유방이 찌릿하거나 욱신거리면 혹시 유방암이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유방 통증은 여러 원인으로 생길 수 있고 초기 유방암에서 통증이 흔한 증상은 아니라고 합니다. 

특히 생리 전에는 유방 조직이 뭉치거나 통증이 생기기도 하죠. 

약간 그런 느낌으로 통증이 있기는 했어요. 찌르르 하다거나 가끔 가슴이 ‘쿡’ 하고 쑤시는 느낌​ 정도.


하지만 지속되는 통증도 아니었고, 생리 전이면 한 번쯤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그것을 유방암과 연결해서 생각해 본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누구나 다 가슴이 한번씩 쿡 쑤신다고 해서 나 암인가? 이렇게 생각하진 않으실 거예요. 



3. 유두 분비물

유두에서 평소와 다른 분비물, 특히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는 것도 확인이 필요한 증상이라고 합니다. 유방암에서도 혈성 유두 분비물이 나타날 수 있어요.


여기서 저는 유두 분비물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럴 수 있다는 것이지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라는 사실. 



4. 유두 함몰이나 습진 같은 변화

평소와 달리 유두가 안쪽으로 들어가거나 유두 주변에 잘 낫지 않는 습진 같은 변화가 생기는 것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유두 부위에 잘 낫지 않는 습진은 유방암의 한 종류인 파제트병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저는 이런 변화도 없었습니다.



5. 유방 피부의 변화

유방 피부가 움푹 들어가거나 붓고 붉어지는 변화,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지는 증상 등도 유방암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방 피부의 변화 역시 없었습니다.

거울로 봤을 때 양쪽 가슴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다른 병이나 암은 증상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고 뭔가 진단을 받을 때 아픈 곳이 있을 수 있는데 유방암은 참 이상하게도 아픈 곳이 없다는 게 아이러니 해요. 


저는 호르몬성 유방암이었는데 이 경우 빠르게 크는 것보다 서서히 크는 경우가 많다고 하거든요. 제 경우 그렇게 공격적인 상황도 아니었고요. (수치를 봤을때)

근데 그렇게 크는 동안 아픈 것도 없었고 만져져서 알기까지 몰랐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많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6. 겨드랑이에서 만져지는 멍울

유방암이 진행되면 겨드랑이에서도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고 해요. 

저는 진단 당시 림프절 전이가 있었습니다.

림프 전이가 있던 상황이어서 유방암 2-3기로 가는 그런 상황이었고요. 


그런데도 제가 겨드랑이에서 뭔가 이상한 것이 만져진다고 느끼지는 못했어요. 가슴에 뭔가 있다는 것을 만져서 느꼈지만 겨드랑이까지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것 같아요. 

물론 만져진 것도 그때는 에이.... 그냥 양성종양이겠지. 검사나 받아보자..

이렇게 생각했던 때기도 합니다. 


그럼 어떤 증상이 있었을 까요? 

나중에 진단을 받고 나서 생각해 봤던 것인데 따지고 보면 아주 없던 것은 아니었어요. 

만져지는 증상 외에 있었던 것을 적어보도록 할게요. 


지금 생각해 보면 피곤하고 어깨가 아프기는 했어요

진단을 받고 나면 그 전의 몸 상태를 하나하나 되짚어보게 됩니다.

‘그때 그것도 암 때문이었나?’
‘내 몸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저 역시 그랬어요.

그 무렵 유난히 피곤하다고 느끼는 날이 많았고 신경도 꽤 예민해져 있었습니다.


어깨가 아파 통증의학과도 다니고 있었어요. 다녀오면 괜찮아진 것 같기도 한데 뭔가 큰 운동을 하거나 어깨를 쓴 일이 없는데 어깨가 많이 아팠어요. 

그리고 그때 쯤 손끝이 유난히 차갑게 느껴진 것 같아요. 

그래서 혈액순환이 잘 안되나? 뭔가 면역력이 없어졌나?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영양제를 잘 챙겨먹어야 겠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도 같아요. 



가슴이 가끔 쿡 하고 쑤시는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들을 유방암의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피로하거나 어깨가 아픈 증상은 평소에도 얼마든지 겪을 수 있고, 제가 경험한 증상만 가지고 당시 유방암 때문이었다고 판단할 수도 없으니까요.

오히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반대입니다.

‘이 정도 증상이 있으면 유방암이다’라고 스스로 알아챌 수 있을 만큼 명확한 신호가 제게는 없었다는 것.

그게 제 경험에서 가장 중요했습니다.


결국 제가 병원에 간 이유는 하나, ‘멍울’이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유방에서 멍울이 만져졌습니다.

‘며칠 지나면 없어지겠지.’
‘생리 때문에 그런가 보다.’

아니면 그냥 양성종양이겠지. 초음파 받아보고 그렇다면 맘모톰 시술로 빨리 없애고 와야겠다. 

저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진짜 내가 암일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했고 아마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그건 모두 남의 얘기라고만 여기게 되니까요. 


일단 괜찮을 거야. ... 그렇게 넘기지 않고 저는 초음파 검사를 받으러 갔어요.

그리고 그날 검사 후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었고 서울대병원 진료를 예약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비교적 빨리 병원을 찾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다른 무엇도 아닌 손에 만져진 멍울 하나였습니다.


‘아프지 않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유방암을 경험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입니다.

암이라고 해서 반드시 아픈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멍울이 두 개 있었고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까지 있었지만,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아간 것이 아니었어요.

국가암정보에서도 초기 유방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가장 흔한 증상을 통증 없는 멍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에 없던 멍울이 만져진다면 혼자 만져보면서 계속 판단하기보다는 진료를 받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멍울이 있다고 모두 유방암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별거 아니겠지’라고 넘겨서 확인 시기를 늦출 필요도 없습니다.


저 역시 다른 뚜렷한 증상은 없었습니다.

아프지도 않았고, 피부도 멀쩡했고, 유두 변화도 없었습니다.

그저 어느 날 손끝에 딱딱한 무언가가 만져졌을 뿐이에요.

그래서 지금 누군가 저에게 “유방암이면 어떤 느낌이 나나요?” 라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꼭 어떤 특별한 느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그리고 전에 없던 멍울이나 유방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아픈지 안 아픈지를 기준으로 기다리지 말고, 한 번은 제대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요.


앞으로도 유방암에 걸렸던 후기는 계속 적어보도록 할게요. 


※ 이 글은 제 유방암 진단 당시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증상만으로 유방암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며, 새로운 멍울이나 지속되는 유방 변화가 있다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 정확하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